팀 파워 드류리(Drewry) 대표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개인적으로는 머스크(Maersk)가 물류 자회사인 담코(Damco)를 통해 포워딩 사업을 확장한 것은 실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팀 파워(Tim Power) 드류리(Drewry) 대표이사는 최근 부산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머스크의 담코 사업 확장에 대해 사견임을 전제로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드류리는 영국의 세계적 해운항만 컨설팅기업으로 팀 파워 대표는 머스크가 인수한 네덜란드 물류회사인 P&O 네드로이드(P&O Ned Lloyd) 출신이다. 머스크는 올해 초 자사 물류자회사인 담코의 사업부문 중 포워딩 부문만 남기고 물류사업부를 컨테이너선 사업법인인 머스크라인에 합병시켰다. 이 같은 머스크의 움직임에 대해 해운 물류업계 일각에선 '머스크가 컨테이너선 시장의 포화로 포워딩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의견과 '물류사업을 확장시키려는 포석'이라는 예상이 있어 왔다.

팀 파워 대표는 “머스크는 원래 물류자회사로 '로지스틱스'를 가지고 있었는데, 담코라고 이름만 변경한 것”이라며, “머스크의 기능을 통합하기 위해 포워딩과 SCM사업에 대해 각각 담코와 머스크라인으로 나눠 재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머스크가 선택한 이러한 기능 통합과 포워딩사업 확장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실수한 것이 아닌가 한다”며, “머스크는 이미 고객으로 퀴네나겔이나 DHL과 같은 대형 포워딩회사를 두고 있는데, 이들과 경쟁구조를 한다면 배송(Delivery) 서비스를 얼마나 잘 할 수 있을지 우려가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머스크가 대형 화주들을 경쟁사로 바꾸면서까지 사업을 확장하더라도 그들이 이미 구축해 놓은 배송 서비스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팀 파워 대표는 또 CMA-CGM이 현재 높은 부채로 회사 운영이 어렵지만, 자사의 필요사업인 터미널 사업부를 완전히 매각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수의 외신에서 CMA-CGM이 자사의 터미널 사업법인인 터미널 링크(Termina Link)를 남겨두고 CMA-T(Termina) 법인을 중국의 차이나코스코쉬핑그룹 계열사인 차이나 머천트에 매각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국내에선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으로부터 인수한 스페인 알헤시라스터미널의 지분 절반가량을 CMA-T에 매각하는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해운업계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팀 파워 대표는 “다수의 언론에 이미 보도가 됐으나, CMA-CGM이 CMA-T 매각을 공식화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며, “회사가 현재 높은 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맞지만, 개인적으로 터미널사업은 해운사업의 일부인데 이를 포기할 정도로까지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CMA-CGM의 부채비율이 높아진 이유에 대해선 “확실치는 않으나 물류회사인 세바 로지스틱스(CEVA Logistics) 인수 후 회사가 어려워진 것 같다”고 전했다. CMA-CGM이 지난해 7월 인수한 세바 로지스틱스는 네덜란드계 글로벌 포워딩업체로, 과거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인수를 검토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진 회사다.

아울러 현대상선이 디얼라이언스(The Alliance) 가입 승인 이후 퇴출되는 일은 없을 것이며, 항공화물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부산항과 같이 독립항만 체제의 지속성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팀 파워 대표는 “여지껏 얼라이언스 가입 승인 후 퇴출되거나 가입을 없던 일로 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IT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만약 현대상선을 퇴출시킨다면 이는 매우 큰 일이며, 현대상선이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여러 가지로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항공화물 시장의 확장에 따른 부산항의 영향에 대해서는 “항공화물 시장이 확장하고 신규 회사가 진입을 하는 등 상황이 변해도 부산항과 같은 독립된 운영체제는 여전히 충분하다고 본다”며, “부산항은 배후부지 다변화를 통한 추가물류 활동도 가능하기 때문에 항공화물 시장의 확대가 부산항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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