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얼라이언스 2위 선사인 'ONE' 행보에 관심 집중 /
멤버사 추가 이탈 시 HMM 글로벌 경쟁력 급감

글로벌 얼라이언스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THEA)' 멤버 중 최대 선복량을 보유한 유일 유럽선사인 하팍로이드가 내년 2월부터 머스크와 신규 얼라이언스를 결성하기로 하면서 HMM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얼라이언스내 최대 선사 이탈에 이어 2위 선사인 일본 'ONE'까지 다른 얼라이언스로 이탈할 경우 HMM뿐만 아닌 한국 해운업이 최대 위기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외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내년 1월 MSC와 결성한 얼라이언스인 '2M'의 서비스를 종료한 후, 2월부터 곧바로 하팍로이드와 '제미나이 협력Gemini Cooperation)'을 신규 결성키로 했다. 하팍로이드는 글로벌 5위 독일 국적선사로 디 얼라이언스에 소속된 유일한 유럽선사이면서 선복량 또한 가장 크다.

디 얼라이언스는 HMM을 비롯해 일본 ONE, 대만 양밍, 하팍로이드 등 4사로 구성돼 있으며, 협력 기간은 내년 1월 까지이다.

윤현수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디 얼라이언스의 계약기간은 내년 1월까지이며, 하팍로이드 탈퇴에 대한 위약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처 차원에서도 하팍로이드 이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얼라이언스 내 최대 규모 선사가 이탈을 확정하면서 기존 멤버사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당장 내년 1월까지는 예정대로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하지만, 각 사의 이익에 따라 또다른 멤버사가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사실상 국내 유일 국적선사인 HMM이 다시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디 얼라이언스 내에 선복량 2위 선사인 ONE가 또다른 얼라이언스인 오션으로 이적할 가능성이다. 오션 얼라이언스는 CMA-CGM(3위, 프랑스), 코스코(4위, 중국), 에버그린(7위, 대만)으로 구성돼 있으며, 협력기간은 2027년까지이다.

알파라이너 1월23일자 글로벌 선사 선복량 순위.
알파라이너 1월23일자 글로벌 선사 선복량 순위.

글로벌 6위이자 디 얼라리언스 내에서 하팍로이드 다음으로 선복량이 많은 ONE가 오션으로 이탈할 경우, HMM과 양밍은 낙동강 오리알 처지가 될 수 있다. 특히 오션은 계약기간내 소속 멤버의 이탈에 대해선 위약규정을 강하게 적용하지만, 신규 멤버 가입은 기존 멤버사들의 만장일치 합의로 가능하다. 오션 멤버사들 면면을 살펴볼떄 ONE의 신규 가입을 반대할 선사는 없어보인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MSC는 2M 계약 종료 후 거대한 선복량을 가지고 단독운항을 하겠다는 입장이었고, 글로벌 종합물류로 방향을 틀었던 머스크가 2위로 밀리면서 선복량이 뒤쳐져 신규 멤버가 필요한 상황인데, 하필이면 하팍로이드를 선택하면서 디 얼라이언스 멤버들을 난감하게 만든 것”이라며, “이 중 차순위로 선복량이 높은 ONE가 오션으로 가버릴 경우 HMM이 난감한 상황에 놓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한국 해운이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MSC는 현재 전세계 컨테이너 선복량(알파라이너 기준) 567만TEU를 운항하는 등 점유율 19.9%를 차지하고 있다. ONE는 180만TEU로 6.3%를 차지하기 때문에 규모의 차이가 워낙 커서 MSC와 동맹을 맺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과거 HMM이 디 얼라이언스 가입 이전에 2M과 기형적 계약을 맺고 2M+HMM를 결성했을 때의 상황을 알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는한 ONE가 MSC와 협력관계를 맺지는 않을 것은 자명하나, 하팍로이드가 나간 후 3사만으로 구성된 얼라이언스로는 영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어찌됐든 키는 ONE가 쥐고 있는데, HMM 입장에서는 최소한 오션의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까지 어떻게 해서든 ONE를 잡고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HMM으로서는 현재 글로벌 선사들 대비 선복량이나 영업측면에서 협상 카드로 내세울만한 이점이 없는 상황이다. 앞선 순위권 선사들보다 선복량면에서도 크게 밀리는 상황이어서 원양노선을 단독운항할 수 있는 여건도 안된다.

항만업계 관계자도 “디 얼라이언스에서 HMM을 뒤늦게 승선시켜준 이유는 당시 멤버사들이 2만4,000TEU 이상급 초대형 선박이 없다는 약점이 있었는데, HMM이 해당 선박 12척을 인도받는 시점에 있었기 때문에 신규 멤버사로 받아줬던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HMM은 다른 선사들이 갖고 있지 않는 카드가 없기 때문에 ONE만이라도 디 얼라이언스에 남아있어 주길 바라야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외신에서 에버그린이 오션에서 이탈해 디 얼라이언스로 이탈하거나 신규 얼라이언스를 구성할 가능성을 제시했으나,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와 달리 2M 결성 이후 선사들이 각 얼라이언스를 구성할 때 위약규정을 강력하게 적용하면서 일단 계약기간인 2027년까지는 얼라이언스를 이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과 같은 국적인 양밍과의 관계도 걸림돌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에버그린의 경우 한진해운의 CKYH에 에버그린을 멤버로 받아줬기 때문에 관계가 좋은데다, 오션 내 거대선사에 끼어 있어 탈퇴가능성은 있었다”며, “다만 2M 결성 이전에는 얼라이언스 내에서 탈퇴가 비교적 자유로워 얼라이언스 변동이 비일비재 했으나, 2M 결성이후 선사들끼리 얼라이언스 위약규정을 강하게 적용하기 시작했는데, 오션같은 경우는 중간 탈퇴가 아예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CKYH 내에도 양밍이 멤버로 있었지만 당시에는 에버그린이 단독운항을 하다 CKYH에 참여한 형태였기 때문에 협력이 가능했다”며, “현재 구도로는 원래부터 앙숙인 대만의 양대선사가 손을 잡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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